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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성(2006-05-30 15:28:55, Hit : 2141, Vote : 718
 어울림의 설명-일면

   <들어가는 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내적 심상의 발현이다. 작가가 가장 깊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시각적인 것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형식이 있다. 현대의 화가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형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를 쓴다. 그래서 많이 보고 생각하고 실험하고 ...등 노력한다. 어찌보면 자기 것(자기 나름의 형식)이 없으면 전문가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도 볼 수 있다.
  아직 완전하게 정착된 것은 아니지만 어울림 시리즈 작업에는 몇 가지 나름의 형식이 있다. 자기만의 형식을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통로가 있다. 어울림 작품의 경우는 신앙적인 영향에서 출발한다. 본인은 나이가 들면 어렵다고 생각하여 15년이 넘게 사생을 통해 7-800여점의 풍경화를 그렸다. 작업과정을 통해 대기와 자연현상의 미묘한 변화에 민감해졌으며 보면 볼수록, 그리면 그릴수록 더욱 자연의 오묘함에 빠져들었다. 자연에서 오는 평안함과 고요함, 생명감, 색과 놀라운 형상 등으로부터 많은 감동을 했고, 사생을 통해 신의 섭리를 느끼고 표현하고자 했다. 작업을 한다는 것은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2001년에 갑자기 찾아온 허리 디스크는 사생작업 뿐 아니라 작업 자체를 할 수 없게 만들었고 2년이 지나면서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극도의 절망감을 맛보았다. 그러나 어느 날 성경을 읽으면서 새로운 소망감이 넘쳐났으며 神으로부터 새로운 방법의 작업을 인도받았다. 허리 디스크는 3년이란 기간동안에 많은 절망과 동시에 신에 대한 감사와 신앙을 새롭게 했다. 사물을 바라보고 해석하는데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었다. 사물들의 존재 의미와 관계들을 생각하며 근원적인 문제들이 연관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작품의 제작방식이 사생에서 실내작업으로 바뀌었으며, 작품에 의미를 담는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반구상 및 추상의 형식으로 ‘생수의 강’ 시리즈 작업을 통해 신의 구속사역을 그리게 되었고, 어울림 작품을 통해 신, 인간, 자신, 자연의 근원적인 관계를 사유하면서 ‘어울림’의 작업을 해나가게 되었다. 관점이 달라지면서 형식이 자연스레 바뀌게 되었는데, 어울림의 화면구성은 어느 여름날 물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강하게 비쳐 반사되는 하얀 물빛과 작지만 상대적으로 강하게 부각되어 보이는 돌을 보면서 신, 인간, 자연의 관계를 사유하게 됨으로 시작되었다.
작품의 새로운 형식은 여러 가지 통로를 통해서 생성된다. 본인에게 있어서 본인의 의지보다는 신의 강한 섭리에 이끌림을 받았다. 따라서 사물과 현상을 볼 때 신과 연관성을 맺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어울림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언제나 다른 사물들로 대치될 수 있으나 그러한 소재들을 바라보는 관점은 변하지 않는다.  
      
    참외/1989년작      관악산 하경/ 2000년작     생수의 강/2003년작      어울림/2004년작

  현재 작업중인 ‘어울림’의 작품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공간의 의미, 존재의식으로서의 어울림 작업, 화면구성, 생명체, 형과 색, 미끈한 표면의 의미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어울림의 작품세계>
1. 여백(공간)의 의미
  어울림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하얀 여백(공간)이다. 이 공간을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설정한다.
  첫째는 흰색은 깨끗함의 상징이요, 흠이 없는 절대자(神)의 속성을 의미한다. 눈에 띠지 않는 약간의 색들도 넓고 하얀 공간 앞에 있을 때는 부각되기 마련이다. 인간의 불완전함은 그 자체로서 신 앞에 설 때 여실히 드러난다. 또 하얀 공간에 놓여있는 돌들은 강하게 부각이 되는 듯하지만 넓은 공간 안에 있는 자그마한 존재임을 곧바로 느끼게 된다. 인간은 한편으로 자신만만하고 위대한 존재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神앞에서는 지극히 미약한 존재이다. 희고 넓은 공간에 놓여있는 돌들은 숨을 곳이 없다. 속이 가려진 것 없이 다 드러나는 모습이다. 한편으론 두렵다. 그럼에도 용납하시는 신의 사랑에 소망을 둔다.     둘째는 하얀 넓은 공간은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으로서 표현한 것 이상의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像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다양한 像을 가린다. 때로 말을 하지 않을 때가 말할 때보다 더 깊고 폭넓은 소통이 이루어질 수가 있다. 설명할수록 본질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공간을 비운다는 것은 그 안에 담을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공간이 공간으로 여겨지기 위해서는 공간이 아닌 몇 개의 돌들이 존재함으로 공간으로 결정지어진다. 어찌보면 신은 인간이란 한정된 존재를 창조함으로써 절대적이고 완전한 속성을 드러내는지도 모른다. 테두리와 색채, 질감으로 제한된(이루어진) 돌의 유한함과 아무런 질감이나 색채로 한정되지 않는 하얀 여백(공간)으로서의 무한한 공간은  인간의 유한함과 신의 무한함을 상징하며 신과 인간사이의 보이지 않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을 내포한다.
  셋째는 평화의 의미로서의 넓은 공간이다.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에 나가면 마음가운데 평안함이 몰려온다. 도시의 복잡한 형과 색, 소리들이 만들어내는 형상은 마음을 늘 긴장상태에 놓게 한다. 색조의 변화가 적고, 형태도 단순하고, 조용하고, 넓게 펼쳐져 있는 단순한(그 속을 들여다보면 또다른 무수한 이야기가 존재하지만) 농촌의 풍경은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켜 준다. 어울림의 여백은 아무것도 그려져있지 않지만 바라보면 마음에 평화가 밀려오도록 화면구성을 추구한다.

2. 존재의식으로서의 어울림 작업
   미술작품은 마음 중심에 담고 있는 내용이 發現되어야 한다. 어울림 작업을 구상하고 그려 나갈 때면 내 마음이 풍성함으로 가득 채워져 간다. 막상 작업이 시작되면 표현하는 것에 마음을 집중하지만 작품구상과정, 작업의 시작과 끝, 전시를 통해 계속해서 마음을 이끄는 것은 종교적 심상이다. 어울림 작업을 통해 神과 나 자신과의 관계를 돌아본다. 뿐만 아니라 나와 타인과의 관계,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를 작업을 통해 회상한다. 어울림의 의미는 신, 인간, 자연의 바른 관계다. 참다운 어울림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작업할 때 내면에서 삶에 대한 소망과 생명력이 넘쳐난다.

3. 화면구성(돌)
   어울림의 화면 구성은 최소한의 움직임만이 나타나는 절제된 정적인 구성이다. 화면구성을 이루는 주로서 돌들은 모두가 저마다의 특질을 가지고 있지만 다듬어진(날카롭지 않은) 형태가 공통된 특질이다. 집합, 나열, 초현실성 등이 어울림의 화면구성에 주로 등장한다.
첫째 화면의 전체 혹은 한 부분에 집합해 있는 돌들을 취하는 구성이다. 전체를 가득 채운 돌들의 집합과 화면 중심에 몰려있는 집합은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간의 관계를 폭넓게 혹은 집중해서 보여준다. 특히 화면 중앙에 환의 형태로 집합되어 있는 돌들은 움직임이 정지된 듯한 고요함의 상태에 빠지게 의도한다. 비록 조금씩 떨어지고 형태와 크기가 다른 돌들이지만 전체적으로 환의 형태가 갖는 완결성은 더 이상 가시적인 움직임이 끝난 것처럼 마음에 동요가 없다. 혹은 무한한 반복의 느낌으로써 신앞에 지극히 나약한 존재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둘째,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돌들의 나열은 캔버스 끝에서 끝나지 않는다. 3개 이상의 돌들의 나열은 방향성과 함께 계속적인 이어짐을 연상하게 한다. 한편으로 가로로 화면을 가로지르는 돌들은 크기, 상하의 간격, 돌간의 간격 등의 작은 변화와 화면의 위와 아래 사이의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효과를 얻는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계속 해서 놓여지는 돌과 함께 하얀 공간속으로 이어진다. 다음 발을 내딛을 때 내딛을 돌이 없다면 난감하다. 인생에 있어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 진정으로 내일을 고민한다면 두려울 수밖에 없다. 여기 저기다 방향성이 없이 돌을 던져 놓는 것은 방황을 부추길 뿐이다. 인간은 스스로는 바른 방향을 잡을 수 없다.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것은 신의 섭리와 관계된 것이다. 神앞에 바로 설 때 바른 방향으로 생의 징검다리가 놓여지는 것이다.
  셋째, 강하지는 않지만 초현실적 구성이다. 화면 하단에 강아지풀, 애기똥풀, 수련, 이름없는 풀...등이나 상단의 흐릿하거나 선명한 세계는 합리적이지 않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합리적인 사고는 무한한 상상력을 제한한다. 합리적인 사고는 사고의 영역 밖을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의 구원은 인간의 합리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비합리적인 초현실적인 구성은 신선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4. 생명체( 개구리, 잠자리, 수생식물, 들풀, 똥풀, 수련, 강아지풀...)
  어울림에 등장하는 생명체들은 자연의 일부이다. 나뭇잎을 보고 나무를 연상할 수 있는 것처럼 화면의 약간의 공간에 자연의 의미로서 나타난다. 무채색계통의 단조로운 색채에 생기가 넘치는 순수한 빛깔은 화면 전체에 생기를 불어 넣어 준다. 이는 메말라 가는 인간의 심성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신과 바른 관계에 있을 때 사람과 자연이 존중되어지고 기쁨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의 시작점은 신과의 관계이다. 자연을 통해서 다시금 근원적인 문제를 돌아보고 회복되기를 바라는 이유로 화면에 등장하는 것이다.

5. 어울림의 형과 색
   어울림 작업에 사용되는 형은 하나 하나의 형태가 나름대로 조금씩은 특질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단조롭다. 단지 크고, 작은 형태들의 모임과 흩어짐의 긴장관계를 활용한다.  색조는 더 단순하다. 대부분의 돌들은 비슷한 무채색에 가까운 중간 톤이다. 생명체들은 유채색으로 무채색조의 돌과 배경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전체적인 형과 색조는 시각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이다.

6. 미끈한 화면
   어울림 작품의 표면은 미끈하다. 안료를 칠하고 사포로 갈아내는 것은 10여 차례 반복한다. 칠하고 갈아내는 것을 반복하는 기계적인 과정 가운데 마음에 평화가 깃들고 반복될수록 작업할 구상에 대한 생각이 기쁨으로 와 닿는다. 하얀 표면이 미끈해졌을 때 때로 아무것도 없는 채로 두고 싶다. 그 자체가 내게 볼 때마다 커다란 기쁨이다. 많은 기간을 들여 다듬어 놓은 하얀 정사각형 캔버스는 수 많은 이야기들이 머물렀다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붓을 대는 순간 모든 이야기들은 사라지고 확 축소되기 때문이다.
    <글을 마치며...>

  나는 많은 현대의 화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화면구성 자체를 주제로 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그림에서 화면구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림을 이루는 형, 색, 대소, 위치, 공간 등은 각각 은유적인 의미를 내포하지만 이것들이 어울려 나타내고자 하는 분위기는 궁극적으로 종교적 심상이다.
  나의 信仰은 순간순간 변한다. 그런데 어찌 내가 신과 연관된 주제를 계속해서 논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의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神은 확고부동하다. 어찌보면 작업을 함으로써 神앞에 한 발짝 다가서는 지도 모른다. 어울림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공간과 돌, 돌들, 생명체들은 신과 인간의 관계의 회복의 상징으로 드러난다.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신에게 있음을 상기하면서 화면구성상 평안함을 통해 자그마한 종교적 심상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끝으로 언어로써 그림을 제한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안다. 스스로의 올가미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의미로서 대상이 개념 지워질 때 얼마나 많은 창의적인 사고가 제한되는지도 안다. 한편으로 지금까지의 작업에 대한 설명은 얼마든지 형식과 대상에 대한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은 작업을 열심히 할 때 가능한 것이고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원천인 것이다. 그림 그리는데 게으른 사람이 말이 많다던데 내 자신이 바로 그런 모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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